[Feb 28, 10] 교토를 떠나며

Posted 2010. 3. 7. 02:19

기온에서 오사카로 오는 기차를 타고자 가와리마치역으로 이동.

오사카 우메다 역으로 가는 열차 시간표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바로 다음차는 모든 역에 정차하는 local이라, 10분 뒤 도착인 rapid express를 타고자 기다렸다.




그런데 교토의 주된 장소들은 6시 이전이면 문이 닫음에도 불구하고 교토-오사카 간의 열차는 늦게까지 자주 있다.




오사카로 가는 열차 안에서 전제덕의 바람을 들으며 잠에 빠지다.



교토는 음식값은 일본 물가임을 감안하더라도 비싸며, 버스는 40킬로 이상으로 달리는 법을 잊어버린듯 하고 오카사와는 달리 추운 겨울바람이 아직도 불고 있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벚꽃이 도시 전체를 하얗게 물들일 어느 봄날 나는 다시 교토를 찾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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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8, 10] 기온

Posted 2010. 3. 7. 01:23

버스를 타고 밝은 네온사인 하나 없는 깜깜한 교토분위기의 길거리를 지나 야사카 진자 앞에서 좌회전을 하여 기온 거리로 들어가는 순간 화려한 밤거리에 깜짝 놀랐다.



야사카 진자에서 교토 최고의 번화가인 시조 가와라마치까지 이어지는 반듯한 기온 상점가.


일본에는 녹차로 만든 디져트들이 많다.




기온은 교토 시내 한복판에 위치하면서도 전통 건축물 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시계의 시침이 열두 배쯤은 느리게 가는듯 여겨지는 이상한 동네였다.


골목길로 접어들어 우연히 보게된 기온 코너.
교토 전통문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보통 저녁 늦게 공연이 있다 하여 혹시나 오늘도 공연일정이 있는지 확인해 보려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인적이 드물게 굳게 잠겨있는것을 보니 이날 공연은 없나보다.


교토의 밤거리까지 감상했으니 이젠 다시 오카사로 돌아가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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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8, 10] 기요미즈데라

Posted 2010. 3. 7. 00:55
세계유산인 기요미즈데라(청수사)는 242미터 높이의 오토와산 중턱에 창건된 법상종 사찰로, 지금으로부터 1200년 전에 창건되었다. 이후 2007년에 만리장성, 마추피추, 콜로세움, 에펠탑 등과 함께 '신,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후보에 올라 세계인들한테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기요 미즈데라는 교토의 유적지 중 가장 기대되는 곳이었으나 폐관시간이 다른곳들보다는 늦은 시간(6시)이어서 맨 마지막에 일정을 넣었다.

기요미즈데라로 올라가는 길.


폐관시간이 거의 다 되어 밖에서만 보자고 마음은 추스렸으나, 급한 마음에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걷고 또 걸었다.

여유있게 산책하며 길가의 까페에 들어가 케익과 커피를 마시고 싶었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지난 이탈리아 여행에서 많은 유적지를 둘러보았던 로마보다 베네치아 여행이 좋았던 이유가 유적지는 한군데밖에 안가보고 나머지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베네치아 특산물과 맛좋은 와인을 먹으며 공연을 보고 사람들을 봐서 였던것 같다. 한술에 배부르랴.. 다음번 여행때는 이점을 꼭 기억해 두고자 한다.

 




기요미즈데라를 향해 예상치도 못한 비탈길을 걸어 올라가다가 숨이 턱까지 막혔을 때 즈음 시야가 탁 트이면서 기요 미즈데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굳게 닫혀진 입구에서 잠깐 쉬며...
기요미즈데라로 가는 사람들은 예상치도 못한 언덕길을 헉헉거리며 오르다 보면 잠시 후 천국을 맛보게 되니 힘을 내야 한다.


기요미즈데라에서 내려오는 길은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점점 어둑해 지더니 다 내려갔을 때즈음, 깜깜해 지고 말았다.
어둑해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일찍 지는 해를 탓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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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8, 10] 긴카쿠지

Posted 2010. 3. 7. 00:25
철학의 길을 나와 긴카쿠지로 올라가는 길에도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았다.





멀리 기모노를 입은 여인 등장.
기모노입은 여인을 보면 괜히 신나지고 행운이 올것만 같았다.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게이코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어쩜 게이코 일일체험을 하는 관광객 일 수도 있겠지만) 새하얀 얼굴 때문에 더 도드라져 보이는 붉은 입술, 머리에는 화려한 장식을 달고 족히 20키로그램은 넘는다는 기모노를 차려입은 신비로운 게이코상의 모습을 교토에서는 종종 볼수 있다.


긴카쿠지 입구.



입장권인 부적.



긴카쿠지(은각사)는 은으로 만들었을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은장식은 없고 오래된 어두운 색의 전각이 보인다.



은각사의 산책로를 걸어 올라가면 교토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공사중 인데다가 생각보다 별볼일 없던 은각사에 서운한 마음을, 교토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산책로에서 위로를 받았다.



 


은각사를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



녹차 슈크림 빵은 처음 먹어보는데 느끼하지 않고 제법 맛있다.

은각사 폐장시간(5시)가 다되니, 상점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동생과 나는 우리도 5시 까지만 일했음 좋겠다! 를 외치고.. 그런데 오늘은 일욜이잖아 라는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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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8, 10] 철학의 길

Posted 2010. 3. 6. 23:52

우여곡절 끝에 긴카쿠지 근처 철학의 길에 도착.
철학의 길은 교토 역에서 5,17,100번 버스를 타고 긴카쿠지미치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철학의 길은 약 2키로미터에 달하는 철학의 길은 주택가 한가운데 수로를 따라 정갈하게 놓인 산책로인데 다분히 철학적인 이름에 철학적인 사고를 다짐해야할것만 같다.




벛꽃시즌이 아니라 항상한 나뭇가지만 있었으나, 수로를 따라 구불구불하게 나있는 평온하고 운치있는 길이다.
고개를 돌려보니 인형 같은것이 앉아있었는데..


인형이 아니라 진짜 개였다.



또다시 인형모드로...




철학의 길 곳곳에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와 까페가 있어서 산책의 고단함도 풀어낼 수 있다.
원래의 일정대로라면(또 일정타령) 철학의 길의 어느 까페에 앉아 녹차라도 한잔 마시고 갈 예정이었으나 주변의 주택가만 둘러보고 바로 긴카쿠지로 향해야 했다.





철학의 길이라는 이름은 교토대학 교수이자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가 이곳에서 산책을 즐겨서 철학의 길(데츠가쿠노미치)란 이름이 붙여졌다.
1981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후쿠이 겐이치로 교수도 철학의 길 마니아였고 교토대 총장이 교토에서 유별나게 여러 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된 이유에 대해 "교토는 지형적으로 동쪽이 약간 높아 산책하기에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으며 자유와 여유를 강조하는 교토대학의 연구풍토가 노벨상의 비결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우리도 "남산을 걸으며 사색한 것이 노벨생 수상의 비결이었습니다."라는 말이 들렸음 좋겠다. 

[Feb 28, 10] 교토역-돈코츠 라멘

Posted 2010. 3. 6. 23:19

원래 점심을 은각사 근처 철학의 길에서 우동을 먹으려고 했는데, 일정이 지연되고, 극도로 허기짐을 느껴 교토역의 지하 음식점에서 먹기로 했다.
보통 한국에서는 역의 지하음식점이라 하면 선호하지 않는데, 교토역의 지하상가는 길 전체가 음식점이고, 지하같지 않게 분위기가 답답하지 않고 깨끗했다.




따뜻한 국물있는 음식이 먹고싶다는 얘기를 나눈 뒤 라멘집이 보였다.
속으로는 원래 오늘 도톤보리에서의 저녁메뉴가 라멘이었는데. 라는 지속되는 일정타령을 하다가 너무 일본라멘이 먹고싶어서 들어갔다.




메뉴판을 봐도 알수가 없어서, 종업원에게 '돈코츠 라멘' 이라고 외치니 알아서 주문을 적어갔다.




역시 사무실 동료가 얘기했던, 오사카나 교토는 어딜 들어가도 맛있다는 말이 맞았다.
허겁지겁 라면먹기에 바쁘다가 옆 테이블을 둘러보니, 아이가 떡꼬치 같은걸 먹고 있었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은 분명 맛있을꺼야. 라는 이상한 명제를 말하고, 종업원을 불러 메뉴판의 떡꼬치 같은것을 가르켰다.
주문을 받아들고 잠시 후 들고 나타난 것은 그림속의 접시 위의 떡꼬치가 아닌, 봉지 안에 든 테이크 아웃 용이었다. 



이걸 어찌해야하나.. 여기서 뜯고 먹어야 하나 버스안에서 먹어야 하나. 옆테이블이나 그림속에서는 붉은 색이었는데 막상 받아드니 간장양념 같기도 하고,  고민하다가, 종업원에게 그릇을 가르키며 여기서 먹겠다는 뜻을 손짓 발짓으로 말했더니 가지고 나가야지 절대로 안된다고 무섭게 말했다..


정체모를 떡꼬치를 들고 다음 일정인 긴카쿠지로 이동. 떡꼬치가 맛있어야 할텐데.
나중에 오사카가는 기차 안에서 떡꼬치를 먹었는데 갈색은 간장양념이 아니고 꿀이어서 당황했다.





노노미야 진자를 끝으로 아라시야마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다음 지역은 긴카쿠지(은각사).
교토의 서로 반대편 인지라, 거리도 꽤 먼데다가, 체크해온 버스노선이 다니지 않아 버스 정류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쯤. 고등학교 때 중국어 반이자 일본어 글자도 어느정도 읽을 수 있는 동생이 힘을 발휘하여 교토역으로 가는 버스노선을 찾아내어. 우선 교토역으로 이동하여 점심을 먹고, 그 근방의 긴카쿠지로 이동하자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버스를 타러 다시 덴류지 앞으로 이동하는 길.




교토에서는 요지야 라는 화장품 브랜드 간판을 길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기름종이와 핸드크림이 유명하다던데, 평소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기름종이를 이기회에 장만해 볼까 하다가, 일본에서는 중저가 브랜드에 속할 것 같은데도 가격이 너무 비싸서 접고, 핸드크림만 장만했다.





기모노 잎은 여인들.



분명 덴류지 않에서 은각사가는 버스가 있다고 읽은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책속의 한자와 대조시켜가며 그 근방이라도 찾아보고자 했으나, 포기하고 그냥 교토의 어느곳으로도 갈 수 있는 버스가 있는 교토역행 버스를 타고자 했다.
 


버스에서 갑자기 받은 문자메세지.
외교부로부터 온 해일 경보...엄청 놀랐다.


아직 한곳밖에 안들렀을 뿐인데 벌써 시간은 2시를 향해 하고, 이때부터 일정이 뒤틀리기 시작.
이때 깨달은 것은 여행할때 시간마다의 일정은 짜지 않는게 좋겠다는 것이다. 그랬다면 일정이 뒤틀려진 것에 대한 압박감이 없었을 텐데. 그냥 버스안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을 즐겼어야 했다.









노노미야 진자는 인연을 맺어주는 신과 자녀를 갖게 해주는 신을 모시고 있다.
그래서 기념품으로 사랑 부적이나 순산 부적을 사가는 사람들 혹은 사랑 점을 치는 사람들도 많다.

대나무 숲 사이에 숨어든 노노미야 진자의 경내는 더욱 고즈넉하게 느껴진다.
일본 신사의 상징은 신사 앞에 세워져 있는 붉은 도리이 인데, 노노미야 진자는 독특하게도 검은 도리이가 세워져 있다.
원시적인 형태의 도리이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하며, 상수리 나무 껍질을 벗겨내지 않고 그냥 사용하여 검다고 한다.














아기자기한 부적들.



안녕 노노미야
덴류지 구경 후 북문으로 나오면, 치쿠린이라 불리는 대나무숲이 펼쳐진다.

대나무 길은 노노미야진자부터 오코치 산소의 입구까지 이어진다. 덴류지 북문은 그 중간쯤 있는데, 우리는 덴류지에서 나와 노노미야 진자로 향하여 대나무숲을 걸었다.
대나무숲의 짧은 산책 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해 지는 기분이다.







교토에는 인력거가 많은데, 인력거를 끄는 사람들은 다들 키가 크고 일본인의 느낌이 강한 잘생긴 남자들이었다. 우리 일행은 인력거 타는데 얼마냐고 묻고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못하고 말았는데, 인력거를 한번 타볼껄 그랬나보다.




대나무숲의 거의 끝부분.


그림그리시는 할아버지한테 구입한 대나무 그림 엽서.
모두 손수 그렸다고 한다.
덴류지 주변에는 진지하게 그림그리는 데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아아라시야마에 도착하면 가장먼저 덴류지로 달려가야 한다 하여 사람들의 무리를 좇아 덴류지로 향했다.








덴류지는 1345년에 창건되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사찰로 일본 정원의 교과서같은 존재이다.










고양이 귀 등장.




소겐치 정원으로 가는 길





소겐치 정원은 소겐치라는 연못을 중심으로 한 정원으로, 한 방울의 물은 생명의 근원이며 모든 사물의 근원이라는 의미의 '소겐치 잇테키'에서 유래했다.
소겐치 정원은 주변의 과, 연못의 물가 근처는 우아한 곡선이고, 흰 모래의 색 대비가 나타난다.

교토에는 아름다운 정원들이 많은데 교토의 정원은 관광객들을 위한 관람용으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매일 마음을 닦아야 하는 수행승들의 수행을 돕기 위한 곳이었던 거다. 나중에 정원이 아름다운 사찰에 머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어느 이름 모를 사찰에서 머물면서 관광객들이 없는 시간에 조용히 정원을 즐기고 싶다.  



소겐치 정원을 지나 산책길로 올라가는 길.



덴류지를 천천히 둘러보는데에는 40분 정도면 될 것 같다.



교토를 걸어다니는 동안 이 종류의 식물을 많이 봤는데 이름이 무엇인지 알고싶었으나 결국 알지 못한채 돌아왔다.








"남천" 이라는 붉은열매의 이름을 미르 님께서 알려주심.



산책길을 통해 북문으로 나가는 길에 작은 연못이 있는데, 사람들이 동전을 많이 던지고 간다.





덴류지를 나와 고개를 돌리니 또다른 세계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