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색 루시옹

Posted 2012. 10. 20. 17:18

프로방스의 소도시는 차를 렌트해서 다니는게 좋다는데 운전을 못하여 아비뇽에서의 둘째날, 하루짜리 현지 투어를 신청해서 밴을 타고 소도시 구경을 했다. 첫 도착지는 황토색 마을 루시옹.


마을 전체가 황토색인데, 가이드가 흙에 들어있는 철 성분이 산화되어 고유의 색을 발하는 과정을 설명했는데, 화학시간에나 들었을법한 말을 프랑스 발음의 영어로 설명들으니 귀 쫑끗 세우며 긴장하며 들었다. 외국인들과 함께다니는 현지 투어는 처음인데 구경하는 중간중간에 보스톤에서 온 미국인 아줌마가 넌 어떻게 생각하냐 동의하냐 계속 물어본다.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영어에 많은 형용사들이 있다는걸 깨닫은 하루.






마을의 색.






















파리가 회색, 베이지색의 이미지였다면 프로방스는 붉은, 파스텔 톤의 이미지.









쓰레기통.

















프로방스는 라벤더가 유명하다. 프로방스에서 보라색 라벤더밭을 보고싶었지만, 여름이 지나면 라벤더를 수확한다고 하니 때가 안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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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산책

Posted 2012. 10. 20. 16:45

프로방스 여행을 계획하며 숙소를 어디에 둘지 고민할 때 아비뇽, 마르세유, 엑상 프로방스를 생각했었다. 마르세유는 남프랑스 교통의 요지라 하나 치안이 좋지 않고, 엑상 프로방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프랑스다운 도시라 해서 머물러 보고 싶었으나, 프로방스 소도시 현지투어를 알아볼때 많은 투어들이 아비뇽에서 출발했다. 아비뇽은 도시 자체도 유서깊은 도시에 교통도 편리하고 무엇보다 프로방스 현지투어가 여행중 가장 기대됐던 것이라 아비뇽에서 숙소를 정하고 아를, 엑상 프로방스, 소도시들을 돌아다녔다.


아를에서 아비뇽으로 돌아와 저녁먹기 전까지 잠깐 시내를 돌아봤다. 

아비뇽 역에 내리면 바로 앞에 아비뇽을 둘러싸고있는 성벽이 보인다. 

어디선가, 근교 도시 여행할 목적이면 성벽 바깥 역근처에 숙소를 잡는게 좋다하여 역근처 이비스에 묶었으나, 도시 자체가 워낙 작아 성벽 안쪽 어느곳에 잡아도 좋았었을듯. 다음에 아비뇽에 올일이 있으면 꼭 성곽 안쪽 호텔에 머물러야지.







연극축제가 끝난 기간이라 도시가 한산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길거리에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대부분 현지인은 아닌것같고 여행객들. 새로운 곳에 가면 이동네 사람들은 뭘먹고 사나 항상 궁금한데. 아비뇽 사람한테 물어보니 아비뇽의 대부분의 경제가 관광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라고 한다. 




걷다보면 작은 공원같은 곳들도 나오고.







아비뇽의 골목. 바닥.











교황청 앞 돌바닥.

고등학교 시절 이과생은 세계사를 배우지 않았다. 살면서도 계속 아쉬웠던 점이다. 주기율표를 까먹고 맥스웰 방정식같은건 까먹어도 아비뇽 유수는 알아야 할 것이 아닌지. 이과생으로 어려운 공부를 했으면서도 무식하단 소릴 들으면 웬지 억울하다. 이제라도 세계사에 관심을 갖어봐야겠거니.







교황청.

교황이 로마에서 피신와서 70여년간을 교황청으로 있던 곳인데 쓸쓸한 역사만큼이나 쓸쓸해 보였다.





교황청 앞에는 까페에서 나온 음악이 울려퍼진다.






교황청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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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 고흐를 만나러

Posted 2012. 10. 11. 22:29

파리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남기고 프로방스로 향했다.

아비뇽에 머물면서 근교에 아를, 엑상 프로방스, 남프랑스 소도시들을 둘러볼 계획이었다.

파리에서 아비뇽까지는 떼제베로 3시간. 서울에서 부산정도 되려나. 떼제베를 타면서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는데, 기차 이동을 고려해먼 캐리어는 무조건 작은걸 가지고 가야한다는거.

아비뇽은 오래된 성곽이 있는 도시인데, 기차역은 성곽 바깥이고, 주된 시가지는 성곽 안쪽에 몰려있다. 근교 도시 여행이 주 목적이라면 역 근처에 숙소를 잡는게 편하다 하여 역주변 IBIS로 예약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아비뇽이란 도시가 워낙 좁아서, 오히려 성곽 안쪽에 호텔을 잡았어도 좋았을 뻔했다.


아비뇽에 도착해 호텔에 짐을 풀고, 근교 도시인 아를로 향했다. 아비뇽에서 아를은 기차로 20분정도밖에 안걸린다. 고흐의 그림속  아를을 보고싶었다.




아를역에 내려 5분정도 걸으니 어느새 중심부에 다달았다.





아를도 워낙 작은 도시라, 지도를 안보고 발길 닿는데로 걸어도 찾고자 하는곳이 갑자기 뿅하고 나타나는듯 하다.






아침부터 기차타고 오느라 늦은 점심을 아를의 어느 조그만 광장의 노천까페에서 먹었다.









꼬마기차




골목길을 걷다보니 갑자기 원형경기장이 떡하니 나타났다.





돌바닥의 매력






원형경기장에 꼭대기층을 둘러보면서 마을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따뜻한 동네색감














프로방스의 붉은 지붕. 햇빛쏟아지는 날씨와 조화로움.





원형극장을 나와 동네산책









어느새 고흐의 노란 까페앞에 다다르다.





그림속 까페보단 덜 분위기있지만.





까페에 앉아 간단히 맥주한잔을 마시다.





우리집 거실벽에 걸어놓고싶은. 





론강 산책








반고흐의 그림 속 노란 까페는 사진속보다 덜 예뻤지만. 론강은 별이 빛나는 그림 속에서보다 덜 빛났지만, 고흐에게 밝은 색채를 준 도시에서의 느린 산책은 편안함을 가져다 줬는데, 고흐도 이런걸 바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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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둘째날, 루브르 박물관

Posted 2012. 10. 9. 00:24

둘째날에는 루브르박물관에 가고자 하여 역시나 자전거나라의 투어를 신청했다. 그간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도 자전거나라 투어를 받아본 적이 있는데 매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비포선셋에서 나온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 아침시간이라 굳게 닫혀 있었다.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책도 한권 사고 싶었는데, 파리에서는 하루 이틀을 더 있어야 했던 것이다.















한가로운 파리의 아침을 느끼며 시테섬으로 이동.





노틀담 대성당 앞 바닥에 파리의 중심이 있다.




루브르 박물관. 몇시간 안에 모든 작품을 볼 수는 없기에 주요 작품만 감상했다. 파리 사람들 부럽다. 심심할 때마다 루브르 박물관에 구경갈 수 있으니. 





마레쪽으로 이동해 보쥬 광장에서 잠시 휴식을. 이름이 예쁘다. 보쥬-









차선이 없는 개선문 주변. 뱅글뱅글 차들이 각자의 방향으로 돌아가는데 사고가 안나니 신기.





투어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저녁을 어디서 먹을지 고민하며 메트로 안으로 들어왔는데, 반갑게도 투어 가이드님과 다시 만났다. 내친김에 숙소 근처 맛집을 물어봐서 맛난 오리고기집을 알아놓았다.



잠깐 숙소로 다시 돌아가 쉬다가 나오는 길. 호텔을 나오면 바로 앞에 Zara, H&M같은 가게들이 있었다. 





호텔 옆에는 큰 마트도 떡하니 있고. 숙소 하나는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레스토랑으로 가기 전, 숙소 근처 에펠탑을 구경하고 가고자, 지도도 없이 방향감각에만 의지하여 에펠탑을 찾아 나섰다.

어두운 산책로를 지나.






갑자기 엄청난 사람들이 보이길 시작하더니 에펠탑이 떡 나타남.





가이드님께 소개받은 오리고기 집으로 이동. 손수 그려주신 그림지도에 의지하여 에펠탑에서부터 걸어가며 찾아갔는데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야외자리는 사람들로 가득하여, 안으로 들어가서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손님들 옷차림을 보니, 슈트차림도 종종 있었는데 직장 끝나고 식사하러 온 평범한 파리지엥같은 사람들이었다.






저녁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와인.





마지막 파리에서의 저녁을 아쉬워하며 냠냠 맛있게 먹었다.

파리에서 먹은 가장 맛있는 음식. 하루만 더 있었으면 또 왔을텐데 말이지.





파리에서 이틀은 너무 짧았다. 오랑주리 미술관도 못보고, 퐁피두센터도 못보고 말이지. 나중에 프랑스 북부 여행을 계획해서 파리에 또 와야지. 기회가 되어 다음에 프랑스에 또 온다면 파리에서 며칠을 지내고 노르망디 해변과 몽셸미셸, 그리고 파리 근교에 가야 한다.

나중에 또 와야지 리스트는 매번 늘어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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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다가 지겨울때 쯤 리프레쉬를 위한 파리 여행 포스팅. 



점심을 먹고 몽마르뜨 언덕으로 이동했다.



사크레 쾨르 대성당









여행다니다 보면 벽돌, 바닥 같은 것들에 매료되곤 한다.









성당 뒷쪽은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긴 동상이 서있어서 옆에 앉아 쉬었는데, 한참 후에 움직였다.







몽마르뜨 언덕에서 내려가는 길은 여행자들로 가득. 길거리에는 까페와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







잠깐 쉬는 동안 까페에 앉아 거리 음악가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며 맥주를 홀짝였다. 여행다니면서 열흘간 매일 점심 저녁마다 술을 마셨다. 여행을 가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한가로이 낮술을 마음껏 마시고 싶어서.  











몽마르뜨 언덕에서 내려오는 돌길.





아멜리에에 나왔던 까페. 

프랑스 여행 준비한답시고 아멜리에, 사랑해 파리, 미드나잇 인 파리, 비포 선셋을 보며 여행의지를 불끈 키워왔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영화에 나온 곳중 반도 못본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다음에 또 가야지. 매번 여행이 끝나면 느끼는 생각이다.






물랑루즈 앞에서.








에펠탑을 보기 위해 샤이요궁으로 이동. 

웨딩촬영을 하고 있었다. 이사진을 웨딩 촬영 때문에 앙상하게 마른 몸매가 되기 위해 다이어트 중인 부서 동료에게 보여주니 예비신부 몸매에 놀랐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프랑스에 가면 조금 뚱뚱해도 크게 이상해 보이질 않더라. 다들 골격이 발달해서 그런지 여성들이 대체적으로 건강해 보이고 조화로웠다. 그런데 한국에선 주변만 봐도 다들 앙상하여 내팔뚝마져 도드라저 보이니..








이게 에펠탑 이렸다! 

실은 파리 오기 전 에펠탑에 대한 기대는 크게 없었다. 그냥 철 구조물이지 뭐. 했는데 막상 파리에 가보니 도착하는 비행기에서부터 에펠탑이 어디있나 두눈에 불을켜고 찾아보고, 사이요궁에서도 머릿속에 영원히 남기고 싶어 뚫어져라 한참동안을 바라봤다.








사이요궁에서 투어가 종료된뒤 바토무슈를 타러 이동. 관광객 빼고는 탈리 없는 유람선을 굳이 타야 할까 라는 의심을 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하여 타기로 했다. 결과는 안타면 후회했을뻔. 저녁 8시 배를 탔는데, 30분동안은 해가 안져서 해질녁의 파리를 볼 수 있었고, 이후 30분동안은 완전히 해가 져서 파리에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었다.








프랑스에 도착해서 하루를 보냈을 뿐인데, 며칠은 있었던 기분. 서울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잊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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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첫째날, 오르세 미술관

Posted 2012. 10. 1. 19:48

유럽여행할때 나만의 숙소 고르는 기준은 첫번째로 중심지 역근처에 위치가 좋아야 하고, 그담은 어짜피 휴양이 목적이 아니고 잠만 잘것임을 고려하여 싸야 한다. 숙소는 에펠탑 근방 la motte picquet grenelle라는 동네였는데, 100유로 정도에 메트로 3개 노선이 교차해서 웬만한 곳은 20분내에 갈수 있는 최고의 장소였다~ 숙소 고르다보면 지하철 노선도가 절로 외워지는듯.


아침일찍 일어나니 전날의 어지러움은 없어지고 개운한 느낌이다. 조식을 먹으러 1층 식당에 내려왔는데 날이 좋아 작은 정원에서 먹었다. 




파리 첫날. 

미술관 관람은 설명을 듣는게 좋을듯 하여 현지 투거 (자전가나라)를 신청해서 약속장소로 가는 중.

호텔 근처에는 전날 어두컴컴한 거리와는 달리 아침 시장이 열려있었다. 






지하철 타고 생미생 역으로 가는 중. 여기가 파리 지하철이렸다. 하도 지저분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깨끗하다. 노숙자 헤드쿼터에서 근무하는 나로서는 서울 1호선보다 냄새도 덜 나는것 같고.

러시아워든 언제든 버스나 지하철에 자리가 남아있는 인상을 받았는데, 서울 인구의 1/5 정도밖에 안된다고하니 그럴 수도 있겠거니. 






미팅 장소에서 만나 근처 까페에서 카푸치노 마시며 가이드분의 오르세 미술관 설명을 들으며.





오르세 미술관


1년 전부터 보고싶던 그림들을 드디어 보게 되어 감동이. 

가장 보고싶었던 그림부터 보기위해 2층 고흐, 고갱의 그림을 먼저 보고 5층으로 이동해서 인상주의자들을 본뒤 지상층으로 내려오는 순서로 봤다. 고흐의 작품들과 마네의 올랭피아, 풀밭위의 점심식사, 드가의 압생트를 보며 감탄하면서 작년 무산된 파리 여행이 갑자기 생각나서 얼굴 한번 찡그려 주시고. 



전망 좋은 옥상







여행하면서 한번을 제외하고 매끼를 혼자 먹었는데, 맥주가 빠지지 않는다. 늘 혼자 여행다니지만 이번 여행에서 외로움을 처음 느꼈다. 나이가 먹어서 그런건 아닌것 같고. 파리는 여기저기 온통 연인들 세상이다 보니 그런듯. 다음에도 혼자 여행할래? 대답은 아니요.




오페라 가르니에 앞 파란 하늘.




9월 초 파리 날씨는 한국보다 약간 더운 늦여름 날씨였다. 비도 안오고 여행다니기 가장 좋은 날씨. 열흘간 비온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현실로의 복귀를 축하하듯 폭우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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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날은 언제나 힘듦

Posted 2012. 9. 24. 01:27

늦은 여름휴가로 프랑스에 다녀왔다. 


목적지 정하기를 시작으로 비행기를 예약하는것을 시작으로 호텔을 예약하고, 여행계획을 짜는건 너무 신나는 일이다.

비행기는 유럽 갈때마다 이용하던 루프트한자를 요번에도 이용했다. 독일이 아닌 이상 현지에 한밤중에 떨어지는게 흠이지만, 아시아나 마일리지랑 연동되는것 때문에 줄곳 루프트한자만 이용해왔다. 이때문에 유럽 여행때마다 현지에 한밤중에 떨어져 힘든일이 반복되곤 한다. 루프트한자 이용자의 애환일듯.


프랑크푸르트 공항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1시간 반을 대기하고 파리 드골공항에 도착해서 짐찾고 나오니 10시가 넘었다. 다행히 샹제리제까지 가는 에어프랑스 리무진버스가 있어서 타고 1시간 가량을 달려 시내로 입성했다. 22인치짜리 캐리어를 질질 끌고 전철을 타고 호텔에 도착. 다음 유럽여행에는 무조건 18인치를 가져가야지. 내가 왜 이걸 까먹었을까 싶다. 


캐리어를 들고 걸어가는 자정이 가까운 낯선 도시의 밤거리는 생각보다 불밝힌 레스토랑과 토요일 밤을 즐기는 파리 사람들이 많아 그런지, 혼자 짐들고 힘들게 걸어가는 쪼꼬만 동양 여자애 한테는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호텔에 도착해서 장시간 비행기 안에서의 과식과 과음때문에 갑자기 어지러움이 밀려와 샤워할 기력도 없어 바로 잠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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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Posted 2012. 9. 23. 16:36

10일간의 여행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시차적응도 못하고 바로 출근하여 골골거리며 주말까지 회사나와 근무하며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내다가 이제야 정신을 차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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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포인트

Posted 2012. 7. 22. 19:05

다사다난한 7월을 보내며 문득 지난 10년간 몇번의 변화 포인트가 떠올랐다.


1. 경제학의 선택과 취업

대학때 수학 전공을 하며 나는 천상 수학 공부를 평생 하고자 열심히 수학공부에 몰두했던것 같다. 여느 대학생들보다 유난히 시험을 보고 나면 A+에 목매는걸 넘어, 그 중에서도 내가 반에서 몇등을 했느냐에 대해 매우 집착해서, 시험이 끝나면 먼저 교수님을 찾아가서 등수를 물어보곤 했다. 좋아했던 다변수 복소수 함수론에서 수십명 중 내가 4번의 시험을 합친 120점 만점에 117점으로 1등을 했다는 말씀이라던지, 수리통계학에서 평균 30점 100점 만점에 95점을 맞아 1등을 했거나 다변수 함수론에서 세번의 시혐에서 모두 연속 만점을 받은 기억들은 여전히 힘든 나날속에 기분좋은 옛 기억으로 떠오르곤 한다. 그러던 와중 교수님께서는 방학때면 PHD 분들과 동등하게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는데, 그들보다 훨씬 미천한 실력으로도 같이 discussion하고 나가 발표도 하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며 수학 공부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다 졸업이 가까워 지며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더니, 상아탑보다 사회로 먼저 나가보자 하여 대학원을 접는 동시에 경제학 복수전공을 시작하며 pure math보다는 실용학문에 focus를 하게 되었는데 당시 교수님은 매우 실망하신 눈치였다. 내가 뭘 원하는냐보단 당시 교수님을 실망시켜 드렸다는 것에 매우 큰 배신을 한게 아닌지..약간의 수치심을 느꼈다.


2. 첫번째 퇴사

졸업 후 일자리를 얻게 되었고 나름 업계에서 손꼽히는 회사에서 일하며 미래에 대한 꿈을 꾸던 와중. 내가 이걸 하려고 직장에 온것인가 회의가 들었다. 난 이러려고 이곳에 온건 아닌데. 유수한 해외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조직 내에서 촉망받는 선배들이 하루종일 커피를 타며 회의 준비 및 손님 접대를 하는것을 보며 비젼이 보이질 않았다. 하루 하루 버티는게 고역이었고 하루빨리 도망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도망쳤다. 남들은 후회할꺼라 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후회하지 않는다. 그 조직에서 주욱 클 자신이 없었으므로.


3. 그리고 지금

회사도 학교못지 않게 연구를 할 수 있고 돈도 벌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단걸 느끼다가 더 좋은 기회를 찾게 됐다. 보통 사람들은 이직을 할 때 현재가 너무 참을 수 없을 만큼 지긋지긋 하여 옮긴다고는 하지만, 난 현재 상사와의 관계도 매우 좋고 다른데 가서도 우리 회사 최고라고 말하고 다닌다. 그러다 나도 때가 되면 저런 사람과 일하면서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있는 회사에서 사람을 뽑는다는 소릴 들었고 그분과 인터뷰를 보고 결국 일하자는 제의가 왔다. 보스가 외국인이고 아시아가 한팀으로 묶여 다녀서 출장도 자주 있고 지금과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것 같았다. 연봉도 지금의 30%이상을 주고 공부 휴가(study leave), 휴가일수도 지금 회사보다 많은 오퍼레터를 받았고 그곳에서 내가 원하는 커리어를 만들 수 있을것만 같았다. 변화의 포인트가 온것이다. 모든것은 잘 진행되고 있었고 마무리만 잘 지으면 되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지리한 퇴사 면담 끝에 결국 남게 되었다. 사람 때문에. 

퇴사 노티스를 한 뒤 회사에서는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며 사태가 났다고 했다. 나때문에 회사다닌다는 동료와 울먹거리는 후배, 2주동안 계속되는 팀장님과 면담, 옆팀 팀장님들도 나서서 설득하고, 상무님도 설득하고, 매일매일 새벽까지 계속되는 설득 끝에 남기로 했다. 

나를 잡은 사람들이 다 떠나게 되면 그땐 나도 떠날 수 있을까. 나중에 돌아보면 그땐 그랬지 하며 그냥 웃겠거니.


+

이후에 더 많은 책임과 권한, 업무가 주어졌다. 덕분에 집에서도 일을 하는... 숫자를 말로 설명하는건 너무 어렵다. 그냥 미분하시오..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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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지만 여유롭게

Posted 2012. 5. 5. 00:41

시험.

오랫동안 준비해오던 시험에 통과됐다.

일하고 있는 분야의 미국 자격증으로, 총 8단계중 6단계를 통과하면 Associate자격이 되고 최종 8단계를 통과하면 Fellow가 되는데 이제 Associate자격이 주어졌다. 처음 1~4단계 정도는 객관식 시험이라 별 노력 없이도 잘 통과가 되더니 나중 5,6단계에서는 에세이를 써야 해서 그런지 원어민이 아닌 나로서는 그전에 소비했던 시간 이상으로 오래걸렸다. 울나라에서는 울나라 쯩만 있어도 충분하지만 공부하면서 일하는데 동기부여도 되고 재미있기도 해서 시작해 미국쯩까지 얻기 되니 뿌듯하다. 최종 Fellow가 되기까지는 1년정도 더걸릴것 같은데, 필받은 김에 바로 다음 단계도 등록을 했다. 이것도 물흘러가듯 시간이 지나면 얻게 되겠지.


새벽.

요새는 영어회화 새벽반에 가는데 어찌된 일인지 요번달반은 학생이 4명 뿐이고, 학생 중 1명은 아프리카에서 왔다는데 처음 들어보는 앙골라라는 나라의 대사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원래 포르투칼어를 쓴다고 한다. 원래 라틴계열 언어를 써서 그런지 발음은 좋다. 아주 까만 피부에 항상 새하얀 와이셔츠 정장차림을 해서 영화에서 나오는 사람같다. 선생님은 작년에도 2달동안 수업들었던적 있었는데, 아주 수줍어하고 예의바른 전형적인 영국인. 까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며 공부하는 일본 만화에서 나온것같은 귀여운 여학생. 그리고 광화문에서 일하는 키다리 아저씨. 아침마다 학원 가는게 재미있다.


회사.

작년에 치를 떨며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연초에 마무리됐다. 원래 재무, 회계쪽 일이 세일즈와는 멀다보니, 고생한것에 비해 티도 안나고 잘못하면 크게 망하는 일이라 칭찬을 받기가 힘든데, 회사에서 프로젝트 그룹이 상을 받게 됐다. 보통 이런 상을 받는 프로젝트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도입하여 생산성 개선에 기여했다던가, 혹은 어떤 프로젝트를 통해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던가 하는 것들인데, 요번에는 시상 문구도 무슨 프로젝트를 통해 회계감사에서 지적받지 않았음, 같은 다소 부끄러운 말이었지만 그래도 상을 받으니 보람은 있다.


요가.

회사 끝나고 매일 요가를 간다. 한시간씩 오로지 나만을 위한 명상의 시간을 보내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요가하고 나서 마음속의 불평불만이나 쓸데없는 잡생각이 없어지는것 같다. 단순해지자 노력하는중.  

요가를 왜 진작 안했나 모르겠다. 하루종일 앉아있다가 스트레칭하니 자세도 좋아지고 말이다. 


한주를 바쁘게 보내면 금요일 저녁 stop을 외치고 평온한 주말의 시작. 맥주한캔 따고 영화보고 자야지.

바쁘면서도 주변을 돌아보며 여유있게 살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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